이몽 경성

뜨거운 김이 폴폴 나는 육개장에는 고사리며 숙주며 조선땅에서 나는 나물들이 가득했다. 영진은 새빨간 국물을 떴다. 첫 술을 뜨자마자 성큼성큼 걸어온 원봉이 미끄러지듯 영진의 맞은 편 의자에 앉았다. 원봉은 반갑게 웃었다.


 “내가 가도 되는데.”

 “오랜만에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 싶어서요. 병원에선 끼니를 제대로 챙기기 쉽지 않아서.”

 “그래서 그렇게 군것질 거리를 좋아했군요.”


 원봉이 놀리듯 말했다. 영진은 그를 향해 밉지 않게 눈을 흘기고는 다시 육개장 국물을 마셨다. 그리곤 품 속에서 종이 봉투를 꺼내 원봉에게 내밀었다. 원봉은 웃음기를 지우고 봉투에서 종이를 꺼냈다. 영진은 육개장을 숟가락으로 휘저으며 말했다.


 “얼마 후, 조선 귀족들의 청년 모임이 있어요.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은 제 아비들 못지 않게, 아니, 그보다 더 조선을 수탈하는데 혈안이 된 자들이죠.”


 원봉은 겹쳐진 뒷장을 펼쳤다. 참석인 명부였다. 명부를 훑어보던 원봉이 뭔가를 발견하고 영진을 올려봤다. 그것을 알아차린 영진이 말했다.


 “히로시 원장은 조선주둔군 헌병대의 실세에요. 그들은 히로시 원장에게 줄을 대길 원하죠. 그래서 그의 수양딸이자 조선인인 내게 참석을 요청했어요.”

 “위험해요. 그 아수라장에서 당신만 살아남는다면 의심을 받을 겁니다.”

 “물론이에요.”


 영진은 마침내 숟가락을 내려놓고 원봉을 올려봤다.


 “그러니 당신은 나도 쏴야해요.”

 “그게 무슨...! 말도 안돼요!”

 “경계가 삼엄할 거에요. 내부에서 돕는 자가 없으면 거사가 힘들어요.”

 “그렇다고 당신을 쏘라고...?! 안돼요. 차라리 거사를 마치고 같이 상해로 갑시다.”


 원봉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영진은 흔들림이 없었다.


 “임정에는 아직 일제의 고위층에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해요.”


영진은 자신을 보고있는 원봉의 봉투를 쥔 손을 감쌌다.


 “난 아직 밀정이에요.”


 들키지 않았으니 영진은 밀정이었다. 영진은 원봉의 손을 자신의 가슴쪽으로 가져왔다. 원봉의 검지를 잡고 자신의 쇄골 밑을 짚었다. 장기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조금이라도 빗겨가면 치명상이 될 수 있는 곳이었다.


 “정확히 쏘세요.”

 “...당신이 죽을 수도 있어.”


 영진은 훗 하고 웃었다. 죽는 것이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지금은 아니었다. 영진은 원봉의 손가락을 펴서 자신의 쇄골 밑에 올려놓고 제 손을 덮었다.


 “당신을 믿어요.”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시대라더니.”


 원봉도 영진을 따라 어쩔 수 없이 웃었다.


 “당신을 믿는 건 밀정 이영진이 아니라, 사람 이영진이에요.”


영진은 원봉의 손을 모아 주먹을 쥐었다. 영진은 눈을 지그시 감았다 뜬 후 한자 한자 힘주어 말했다.


 “당신을 믿어요.”


 원봉은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 어려운 싸움이다. 살아남기 위해 의심해야 하고 같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믿어야 하는 어려운 시대의 어려운 싸움이었다.




 십여 명 되는 귀족 청년들은 파티 내내 영진의 눈에 들기 위해 그녀의 뒤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녔다. 나라를 배신한 자들은 그들이 일본 본토에서 건너온 자들의 묘한 경멸을 뒤집어쓰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일본인 양부를 둔 영진에게 더욱 잘 보이려 했다. 조선인이지만 일본인의 자식으로 자란 영진은 그들에게 일본인 사회로 올라가기 위한 사다리였다. 영진이 일본인 사회에서 서얼취급 당하는 것을 알면서도 그러했다. 영진은 파리떼같은 귀족들을 떼어내고 은밀히 바깥 난간으로 나갔다. 바깥 난간에는 귀족들의 경호원으로 위장한 원봉이 기다리고 있었다. 영진이 원봉에게 말을 걸려던 순간, 안쪽에서 기척이 들려왔다. 원봉은 기민하게 영진을 감싸 그림자가 진 곳으로 피했다. 귀족 사내 하나가 안주머니에서 궐련 하나를 꺼내 입술에 물었다. 파티 내내 영진 곁에 붙어서 아부를 떨던 자였다.


 “젠장, 부대껴서 더이상은 못하겠네.”


 같이 나온 귀족 사내가 안주머니에서 지포라이터를 켜서 마주선 사내의 궐련에 불을 붙이고 자신의 궐련에도 불을 붙였다.


 “어쩌겠냐. 총독부 부원장이라는데.”

 “내가 하긴 하는데 말이야. 솔직히 이게 말이 되냐? 우리는 아버지들이 공덕을 쌓아 명예와 작위를 이어받았는데, 그 기집애는 천한 부모 밑에서 태어나 양부 하나 잘 잡아서 총독부 부원장이나 하고 있잖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원.”

 “하기야 말이야. 반세기만 먼저 태어나도 양반가 밑에서 종살이나 하고 살았을 년놈들이 요즘에야 아득바득 공부해서 인텔리니 뭐니 해서 우리 귀족들 욕을 하고 있으니, 그 놈들 참 세상 잘 타고 나지 않았냐?”


 귀족은 키득키득 웃었다.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원봉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영진이 원봉의 주먹을 붙잡았다. 십년을 넘게 들어왔던 소리였기에 영진은 지나가다 돌 밟은 듯 덤덤했다. 궐련을 다 태운 귀족 사내들이 다시 파티장으로 돌아가자 원봉은 조심스레 창문을 잠갔다.


 “지하 일층에 술창고가 있어요. 오른쪽 세번째 줄 가장 윗 상자 안쪽에 폭탄과 총기를 숨겨놨어요. 다른 단원들은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자리라 위장하여 잠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다만 몸수색이 삼엄하여 총기를 반입하는 것이 불가능했기에 영진의 참석이 불가피했을 뿐이었다. 사교장에서 금품이 오가는 것이 놀라운 일도 아니었기 때문에 경호원들도 참석자인 영진의 짐은 건드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세주는 주방에 있고 남옥이는 웨이터로 위장해서 세주와 같이 있습니다. 정임이도 종업원으로 위장해있습니다. 다들 시간이 되면 지하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원봉의 대답에 영진이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파티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몸을 돌아세웠다. 그때, 원봉이 돌아가는 영진의 팔뚝을 잡았다. 영진의 몸이 반동을 타고 원봉을 돌아봤다. 원봉은 긴장에 적셔진 눈동자로 영진을 비쳤다.


 “걱정하지 마요. 절대... 놓치지 않을겁니다.”


 영진이 묘하게 떠는 원봉의 손끝을 잡아 다독였다. 영진은 입꼬리를 올렸다.


 “걱정 안해요. 당신을 믿어요.”


 영진은 원봉의 손을 놓고 파티장에 돌아갔다. 쌀쌀한 바람이 지나간 난간에서 두려움에 턱을 떨던 원봉은 긴장감에 숨을 몰아쉬고 두 눈을 감았다 떴다. 투사의 눈으로 돌아온 원봉은 성큼성큼 걸었다.



 피가 사방에 튀고 비명소리가 오케스트라처럼 파티장에 사방으로 울려퍼졌다. 오른 뺨에 튄 핏방울을 손바닥으로 쓸어닦은 원봉이 피아노 밑에 숨어 덜덜 떨던 귀족 하나를 발견했다. 방금 전 바깥 난간에서 영진을 욕하던 귀족 청년 중 하나였다. 원봉은 피식 웃었다. 피에 잔뜩 젖은 머리칼을 쓸은 원봉은 총알을 재장전하고 몸을 수그려 귀족 청년을 향해 총을 겨눴다. 자신을 겨눈 총을 발견한 귀족 청년은 겁에 질려 뒤로 넘어졌다.


 “세상 잘 타고 난 나리, 조상 공덕 덕분이라 생각하시오.”


 탕!


 이마 정가운데 총알이 박힌 청년은 외마디 비명도 없이 무너졌다. 몸을 일으킨 원봉은 몸을 돌리다가 멈췄다. 상대편 기둥 아래 피에 젖은 정장 차림의 영진이 그의 시선 끝에 닿았다. 영진과 원봉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혔다. 총을 맞은 이들 중에서 살아남는 자가 생길지도 모른다. 목격자가 있을 수도 있다는 소리다. 그렇기에 영진은 총을 맞는 순간까지 일제의 부역자여야했다. 원봉은 떨려오는 오른 손을 들었다. 그 손에 들린 무거운 총신을 왼손으로 받쳤다. 원봉을 발견하고 달려오던 남옥은 영진 역시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그 일만은 자신이 직접 해낼거 라했던 원봉의 결심때문이었다. 원봉은 영진을 향해 총을 겨눴다.


 “민족의 반역자! 나라를 판 부왜인! 의열단의 이름으로... 너희들을 처단한다!”


 손 끝에서 땀이 나고 있었다. 원봉은 총신을 고쳐잡았다. 영진을 살리기 위해서 원봉은 영진을 놓치지 않았다. 원봉의 총끝에서 영진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을 믿어요.’


 원봉은 망설이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 총구를 떠난 총알은 망설임없이 공기를 가르고 영진의 쇄골 밑에 박혔다. 충격으로 영진의 입이 벌어지고 그녀의 몸이 뒤로 밀렸다. 영진의 뺨에도 핏물이 튀었지만 영진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축축하고 뜨뜻한 소름끼치는 기분이 가슴 위에서부터 빠르게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임무 중에 다리에 총을 맞아본 적이 있는데, 그때와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치명적인 느낌이었다. 숨이 가쁘게 쉬어졌다. 아니, 잘 쉬어지지도 않았다. 아니, 숨을 쉴 수 있는지 조차 모르게 되자, 영진은 마침내 고통을 끝내고 정신을 잃을 수 있었다.


영진이 앞으로 고꾸라지며 쓰러지자 원봉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향해 달려가려고 했다.


 “행님!!”


 그때, 남옥이 떠나려는 원봉의 정신을 붙잡아줬다. 원봉이 남옥을 돌아봤다. 남옥은 고개를 저었다. 이 순간 원봉이 영진을 붙잡으면 영진의 희생이 무로 돌아간다. 원봉은 자신의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의 분한 마음만큼 원봉의 송곳니가 입술에 깊이 박혔다. 원봉은 부왜인의 피가 섞인 자신의 피를 쓸어내리고 남옥을 따라 파티장을 빠져나갔다.




-


파티장에서 살아남은 운 좋은 사람들이 깨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확인한 원봉은 진국빈의 모습으로 총독부 병원으로 걸어들어갔다. 총독부 병원은 분주했다. 자식을 맡긴 귀족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병원 문턱을 넘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귀족들은 스스로를 지킬 방법을 몰라서 항상 경호원들으루대동하고 다녔기에 귀빈실 근처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분주한 환경이 원봉에겐 다행이었다. 별다른 제지없이 영진의 병실 앞에 도착한 원봉은 마음을 가다듬고 병실문을 두드렸다.


 방문을 연 자는 젊은 장교였다.


 총독부 원장으로 하루가 바쁜 히로시는 영진의 옆을 24시간 지키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었기에 마루를 보냈다. 한시도 떨어지지 말라는 명령을 마루는 누구보다 충실히 수행했다. 마루는 눈 앞에 나타난 낯선 이를 경계심을 잔뜩 담은 눈으로 바라봤다.


 “누구시죠?”

 “진국빈씨?”


 그때, 병실 안쪽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영진의 옆에 앉아있던 초췌한 얼굴의 후쿠다가 보였다. 후쿠다의 아는 척에 마루가 경계를 늦추고 뒤로 물러났다. 그 사이로 원봉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새하얀 햇빛이 내리쬐고 있는 vip병실 한 가운데에는 따뜻한 느낌이 드는 갈색 침대가 놓여있었고, 침대 위의 이불 아래로 창백한 얼굴의 영진이 누워있었다. 죽은 사람처럼 새하얀 얼굴빛에 원봉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영진씨를 보러 오셨군요.”

 “예... 상태는 어떻습니까?”


 적진 한복판에 들어온 원봉은 가까스로 정신을 부여잡고 후쿠다에게 물었다. 후쿠다는 힘든 미소로 대답했다.


 “생명에 지장은 없다는군요. 다만 피를 많이 흘려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봉은 참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원봉은 후쿠다의 맞은편으로 가서 영진의 옆에 앉았다. 원봉은 따뜻하고 하얀 영진의 손마디를 쥐었다. 영진을 내려다보고 있는 원봉의 얼굴을 본 후쿠다는 뭔가를 알아차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순간 후쿠다는 원봉의 마음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원봉의 마음이 그와 같다면 둘만의 시간을 내주는 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후쿠다는 마뜩찮아하는 마루의 등을 떠밀어 병실을 나갔다. 적막이 무겁게 내려앉은 병실에서 원봉과 영진 사이에는 아무도 없었다. 원봉은 영진의 손을 더 깊게, 강하게 잡았다. 방아쇠를 당기는 손가락의 굳은 살이 원봉의 굳은살과 맞닿았다.


 뚝.


 하얀 침대 시트 위로 올망진 눈물방울 하나가 떨어졌다. 원봉의 눈에서 나와 뺨을 타고 흐른 눈물이었다. 죽은 듯 누워있는 영진의 얼굴 위로 그녀와 겪었던 수많은 시간들이 영화 필름처럼 지나갔다.


 가로등 불빛을 피해 숨어들어간 첫만남의 골목. 두달 여간 당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했던 상해의 거리. 가까스로 청방으로부터 위협에서 벗어나 돌아오던 차안. 물먹은 솜처럼 피로에 젖은 몸으로 알코올 솜을 들어 상처를 닦아주던 여관방. 한치 부끄럼, 두려움도 없이 총구에 맞서던 북만주의 마당. 처음으로 티없이 맑은 웃음을 보여주던 만주역의 기찻길.


 누구보다 당당하게, 누구보다 거짓없이, 동지의 총알에 운명을 맡기는 당신이 서있던 파티장.


 “그 어느 순간에도 당신은 약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약한 모습 보이지 말고 어서 일어나요.”


 일제가 최대의 현상금을 걸었을 정도로 조선땅의 산천초목을 덜덜 떨게 만들었던 의열단장 김원봉이 침대에 누워 의식을 잃은 여자의 손을 잡고 벌벌 떨었다. 그녀가 죽지 않을 것을 알고도, 눈 앞에 있는 이 깡마른 여자가 영영 깨어나지 않을까봐, 자신을 떠나가버릴까봐 두려웠다.


 원봉의 떨림은 잔뜩 가라앉았던 영진의 심장을 두드렸다. 영영 감겨버릴 듯 했던 영진의 무거운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면서 조용히 숨겨진 눈동자를 드러냈다. 영진을 응시하고 있던 원봉의 눈물진 눈가가 동그랗게 펼쳐졌다. 원봉은 놀라 영진에게로 상체를 수그렸다.


 “이영진씨, 내가 보입니까? 내가 누군지 알겠습니까?”


 영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원봉의 목울대 밑에서 안도의 숨이 터져나왔다. 영진이 손에 힘을 실어 원봉의 주의를 끌었다. 원봉이 영진의 얼굴을 올려봤다.


 처음으로 죽음이란 걸 피부로 느껴봤다. 그제야 영진은 깨달았다. 오늘의 생사가 내일의 생사를 장담해주지 못하는 시대이지만, 오늘의 기쁨이 내일의 슬픔으로 변모할지 모르는 시대이지만, 내일을 장담할 수 없기에 더더욱 오늘을 기쁘게 살아야하는 것이 지금 영진이 해야할 일이라는 것을.


 영진은 이틀간 물 한모금 넘기지 못해 잔뜩 마른 입으로 힘겹게 소리내어 말했다.


 “사랑해요.”


 발음조차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미약한 목소리였지만 원봉의 짐승같은 육감은 주인을 배신하지 않았다. 배꼽까지 떨어졌던 원봉의 가슴이 어깨뼈를 칠듯이 튀어올랐다. 원봉은 살아남은 그녀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고개를 숙였다. 원봉의 입술이 영진의 입술 위로 겹쳐졌다. 이틀간 병원에서 옴짝달싹 하지 못한 영진의 입술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 묘한 벚꽃향이 났다. 그때까지 원봉의 속눈썹에 매달려있던 굵은 눈물은 마침내 영진의 위에서 떨어져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려가 영진의 베갯잇을 적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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